거리의 나뭇잎들이 초록에서 여러 가지 색으로 변한 것을 보게 됩니다. 단풍이 든 것입니다. 아름다운 색의 변화를 보면서 계절이 바뀌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단풍놀이로 이름난 여러 곳을 생각하다가 우리나라의 궁궐의 단풍도 아름답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궁궐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단풍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1. 단풍은 무엇일까
계절의 변화로 날씨가 바뀌어 녹색이었던 식물의 잎이 빨간색, 노란색, 갈색 등으로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을의 대표적인 단풍이 드는 식물은 단풍나무과 단풍나무속에 속하는 식물들이지만 진달래과, 노박덩굴과, 옻나무과, 포도과 등도 아름다운 단풍이 듭니다.
초봄에도 단풍이 드는 데 대표적인 것이 남천입니다. 초봄에 새로 싹이 트는 어린잎들은 거의 노란 잎이지만 금세 엽록소가 생겨 초록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눈에는 잘 띄지는 않습니다.
노랗게 단풍이 드는 나무는 은행나무가 대표적이며 느릅나무, 포플러, 고로쇠나무, 피나무 등이 있습니다. 단풍은 잎 속의 엽록소가 분해되고 안토사이안이 새로 생성되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 단풍의 색이 다른 것은 이 안토사이안과 함께 있는 엽록소나 노란색, 갈색의 색소 성분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단풍은 단연 붉게 물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붉은 단풍의 원인은 안토사이안의 생성에 있다고 합니다. 붉은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수종으로는 단풍나무, 당단풍나무, 신나무, 복자기나무 등 단풍나무속에 속하는 나무들입니다. 단풍으로 유명한 곳으로는 설악산, 내장산, 가지산, 지리산, 북한산 등이 있습니다.
2. 붉게 물드는 궁궐의 단풍
중국의 한나라 때 궁궐에 단풍나무를 많이 심었기 때문에 궁궐을 가리키는 말에 풍금(楓禁), 풍신(楓宸), 풍폐(楓陛)라는 말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풍금은 단풍나무가 많지만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곳이란 뜻으로 궁궐을 의미하고 풍신은 하늘이 중심이 거처하는 곳으로 임금의 거처를 가리키는데 이곳에 단풍나무가 많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풍폐는 단풍나무로 만든 섬돌(돌층계)을 말하고 궁궐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단풍나무는 궁궐을 의미하는 다른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궁궐에서도 단풍나무를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참나무, 때죽나무 다음으로 많은 것이 단풍나무입니다. 단풍나무는 그늘지고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큰 나무 밑이나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잘 자란다고 합니다.
창경궁을 80년대 초에 복원할 때 단풍나무를 많이 심었기 때문에 월근문 부근의 단풍나무들이 궁궐 단풍의 백미라고 합니다. 궁궐의 단풍 드는 시기는 다른 곳보다 조금 늦어서 11월 중순을 넘겨야 절정을 이룬다고 하니 참고하고 구경을 가면 좋을 듯합니다.
연산군은 폭군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꽃과 나무를 사랑한 임금이었습니다. 그래서 단풍나무를 좋아해서 단풍에 대한 주제로 신하들에게 시를 지어 올리라고 하기도 했으며 자신도 직접 단풍에 대한 시를 짓기도 했다고 합니다.
우리의 옛 선비들의 1년간의 생활을 자연의 변화에 따라 살펴보면 이른 봄에 만나는 기품 있는 매화를 시작으로 은은한 난초 향을 맡으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고 녹음방초의 여름을 유유자적하게 보내게 됩니다. 가을의 찬바람을 맞으며 국화꽃을 감상하고 이어 단풍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게 됩니다. 이 단풍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전해 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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