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역량(CA)과 CSR: 소비자의 제품 평가와 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

 

기업의 이미지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어떤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칠까요? 이는 기업의 기술적 역량과 사회적 책임(CSR) 활동 간의 균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Brown and Dacin(1997)은 이를 "기업연상(Corporate Association)"이라는 개념으로 연구하면서, 기업연상을 두 가지 범주로 구분했습니다. 첫 번째는 기업역량(Corporate Ability, CA)이고, 두 번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입니다.

 

기업역량(CA)과 CSR의 차이점

기업역량(CA)은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기술적 능력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연구개발 능력, 생산 능력, 그리고 고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전반적인 기업의 기술력이 포함됩니다. 반면, CSR 연상은 기업이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반영합니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역량과 CSR 연상은 모두 제품 평가와 기업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만, 두 요인은 소비자의 제품 평가에 다른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기업역량에 대한 긍정적인 연상은 기업의 전반적인 평가뿐만 아니라 제품 속성(정교성)에 대한 평가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반면, CSR 관련 연상은 기업의 전반적인 평가에만 영향을 미치며, 제품 자체의 속성 평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SR과 CA의 상호작용: 소비자의 제품 선호에 미치는 영향

Sen and Bhattacharya(2001)의 연구에서도 **기업역량(CA)**은 제품 선호에 대한 CSR의 영향력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 다른 연구인 Gurhan-Candi와 Batra(2004)는 제품과 관련된 리스크가 클수록 CSR보다는 오히려 CA의 효과가 더욱 증대된다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제품의 속성이나 품질이 중요할 때 소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보다 기술적 역량을 더 신뢰하게 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기업역량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경쟁력이며, 제품 속성에 대한 영향력은 CSR보다 클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제품을 선호하며, 기업이 이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CSR 활동 여부에 상관없이 긍정적인 구매 의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 행동과 기업역량의 역할

Brown and Dacin(1997)은 기업역량이 제품의 정교성 등 특별한 속성에 영향을 미치며, 궁극적으로 제품 태도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속성신념(attribute beliefs), 태도(attitude), 구매의도(purchase intention)의 단계를 거쳐 제품을 구매한다는 이론과 일치합니다(이학식, 2006). 기업역량은 소비자가 제품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며, 높은 기술적 역량을 가진 기업은 제품 평가뿐만 아니라 구매 의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Klein and Dawar(2004)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의 전략적인 홍보활동은 즉각적인 성과를 가져오지는 않지만 위기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혀졌습니다. 이는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있어 CA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결론: 기업역량(CA)과 CSR의 균형

기업이 CSR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기업의 기술적 역량, 즉 CA에 더 많은 신뢰를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제품의 기술적 속성이나 품질이 중요한 상황에서 소비자는 기업역량을 중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구매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은 CSR 활동과 더불어 CA를 강화하여 소비자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고, 경쟁 기업보다 우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이 균형이 잘 이루어질 때, 기업은 더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